이래선 아무리 문단속을 한들 여기저기 사방에 뚫린 구멍으로 민심이 계속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강아지가 할머니의 벗어놓은 고무신을 물고 내빼는 순간을 목격했다.농가의 마당은 일터이고 집안 대소사를 치르는 행사장이고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할머니는 그제야 ‘복슬아~ 부르며 구슬려 보지만 쉽게 돌아서지 않을 태세다.1980년 ⓒ김녕만 긴긴 여름 뜨거운 햇볕에 야물게 잘 여문 콩을 가을볕에 널어놓았다.큰맘 먹고 갔다 실망환자 아닌 의사 잘못입니다비키니 입고 태닝하고 싶다건축가 흥분시킨 ‘내 집 의뢰중년男은 왜 아내에 분노하나‘욱하기 직전.
그러나 서두르지 않는다.그리고 키로 까불어 검부러기를 제거하고 멍석에 널어 햇볕을 골고루 받도록 되작거렸다.
봄부터 가을까지 논으로 밭으로 고무신이 닳도록 종종걸음을 쳤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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